국민의힘 당대표 김기현, 53% 과반 득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과반을 넘어 당 대표로 선출된 후 환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경향신문
‘윤심’ 김기현, 결선투표 없이 당선
최고위원 5명도 모두 친윤 인사들
당내 비주류 포용·야당 협치가 과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심’(윤 대통령 의중) 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새 당대표에 선출됐다. 윤 대통령과의 원만한 동행을 원한 당원들의 과반 지지로 결선투표 없이 당선됐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 2년차 국정과제를 주도하고, 공천 잡음 없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책임을 안았다. 신임 최고위원 5명도 모두 친윤계가 차지했다. 윤 대통령이 원하는 ‘당정일체’ 시스템이 구축된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 개표 결과 52.93%(총 46만1313표 중 24만4163표)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김 대표가 과반을 득표하면서 이번 전당대회에 처음 도입된 결선투표는 열리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8개월 만에 정식 지도부를 갖추게 됐다.
안철수 후보는 23.37%(10만7803표)를 득표해 30%포인트 가까이 뒤진 2위에 머물렀다. 천하람 후보는 14.98%(6만9122표)로 3위, 황교안 후보는 8.72%(4만225표)로 4위를 기록했다.
김 대표 당선에는 이준석 전 대표 때처럼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불협화음을 빚길 원하지 않는 당심이 결정적이었다. 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없애고 100% 당원투표로 진행된 경선 방식도 김 대표에게 유리했다.
김 대표는 역대 최고의 투표율(55.10%)을 기록한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 24만명 이상의 직접 선택을 받으면서 향후 행보에 힘이 실리게 됐다. 지난 1월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다 윤 대통령이 낙점한 것과 다름 없는 측면 지원을 받으며 두 달 만에 과반을 득표하는 대반전을 이뤄낸 극적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호흡과 공조를 강조한 만큼 당·정간 이견 노출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비주류 포용, 대통령실 총선 공천 개입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비선 논란 차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부와의 협치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며 “그 목표는 첫째도 민생이고, 둘째도 민생이고 그리고 셋째도 오로지 민생”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원과 한 몸이 돼서 민생을 살려내 내년 총선 승리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며 “하나로 똘똘 뭉쳐 내년 총선 압승을 이루자”고 말했다.
신임 최고위원에는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득표순) 후보가 뽑혔다. 청년최고위원은 장예찬 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김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가 친윤석열계 일색으로 구성됐다. 이 전 대표와 함께 한 후보들은 한 명도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에 참석해 “나라의 위기, 그리고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 우리는 (그런) 부당한 세력과도 (싸우는 걸) 주저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이후 7년 만의 참석이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당무 개입, 부도덕한 땅 투기 의혹으로 얼룩진 김 대표에게 축하를 보내기는 어렵다”며 “오늘로써 국민의힘의 정당민주주의는 완전히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고 실정에 쓴 말도 하는 집권여당의 대표가 필요함을 명심하시기 바란다”며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 앞에 책임 있는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미덥 기자, 이두리 기자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