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연기와 관련한 상반된 입장>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당원들도 경선연기와 관련하여 상반된 두 입장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단지 대선후보들의 유불리로 판단하면 답이 안 나온다. 철저하게 ‘정권재창출’이라는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내려야 한다.
○ 경선연기 반대 측 입장
- 경선연기는 ‘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이미 4.7 재보궐에서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된다.
- 경선 연기가 경선흥행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대선 승리를 담보하는 조건도 아니다. (안민석)
- 한때 가짜 약 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부리거나 평소 잘 못 보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 (이재명)
- 집권당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정파적·정략적 논란만 하는 것은 자멸의 길이다. (정성호)
○ 경선연기 찬성 측 입장
- 9월 경선은 무기력한 경선이 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집단면역 전에 치르게 되면 우리만의 자족적인 안방 행사에 그쳐 국민의 관심을 끌기가 어려울 것이다. (설훈)
- 당헌당규 해석을 통해 경선 일정을 결정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부칙도 아니고 당헌 본문에 대통령 후보 선출을 선거일전 180일이 아니라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에 명시한 대로 지금 제기되는 사유가 그 상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해석하면 되는 것입니다. (신동근)
-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당원과 국민에게 약속을 받았으니 후보단일화 없이 그냥 대선을 치루면 된다고 주장했다면 그 결과가 어땠을까? 노무현 대통령이 결단한 '후보단일화'가 과연 당원과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인가? (전혜숙)
- 국민의힘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정권을 잡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이들은 20대 대통령 선거에 사활을 걸고 달려들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 당대표 및 지도부는 현재 상황을 너무 나이브하게 인식하고 있다. 지금 현재의 경선 방식, 그리고 경선 일정대로 가게 될 경우 ‘정권재창출’이 가능할까?
이렇듯 ‘경선연기’와 관련하여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린다.
예전부터 경선방식이나 일정 등을 최종 결정할 때마다 각 후보 캠프 간 입장이 엇갈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때는 후보의 유불리에 따라 상반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상황은 다르다. 개별 후보의 유불리 보다는 ‘정권재창출’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한다. 예정된 대로 9월 9일 안에 민주당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맞을까?
국민의힘에서는 원래 예정된 11월9일 조차도 미뤄 1월 말, 2월 초에 후보 공천을 하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들은 집단면역으로 마스크를 벗는 시점부터 경선 일정을 시작해서 3~4개월 이상 흥행몰이를 하고 대선(3월9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후보를 공천해서 최대한 컨벤션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민주당이 7월부터 경선일정을 시작해 9월9일 마무리를 해서 후보 공천을 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적어도 2달, 늦게는 4달 정도 공천을 빨리하게 된다. 이 상황을 상상해보라.
7월부터 9월9일까지는 민주당의 시간일 수 있어도 9월 중순 이후부터 1월까지는 국민의힘 시간이 될 것이다. 9월 이후부터 언론은 연일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포커싱을 둘 것이며, 포탈메인에서도 민주당은 사라지고 국민의힘만 노출될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이 2~4개월 정도 먼저 공천을 하게 되면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꺾을 수 있는 전략적 후보 공천 작업에 들어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집단면역이 발생한 후 경선을 치루게 되면 국민과 함께 하는 경선, 즉 축제의 장으로 경선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런데 왜 민주당은 ‘원칙 아닌 원칙’만 고집하는가?
분명 당헌당규에도 ‘상당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라는 예외를 두어 당무위원회에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고 해놓았다. ‘정권재창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만큼 ‘상당한 사유’가 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