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고백’ 외교관 월급이 67만원…“밀수는 필수, 난 꽃제비였다” 북 엘리트 실상
주쿠바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1월 망명한 리일규 전 참사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NK포럼에서 ‘북한 김정은 실정 평가’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국으로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북한 외교관을 ‘넥타이를 맨 꽃제비’에 비유하며 생활비를 밀수로 충당할 만큼 열악했던 실상을 증언했다.
리 전 참사는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하고, 1999년 북한 외무성에서 외교관으로 입문한 엘리트다.
리 전 참사는 9일 공개한 요미우리신문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이 북한 주민을 기근에 빠뜨린 채 사치스럽게 살고 있다. 그의 딸 주애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간부들의 경례를 받는 모습에서 북한 주민은 거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리 전 참사는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에는 핵 개발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첫 핵실험 후 수년이 지나도 삶은 악화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은 핵무기가 ‘김씨 일가’(김일성·김정일·김정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민심은 김정은에게 등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해외로 파견된 북한 외교관의 열악한 실상도 폭로했다.
리 전 참사에 따르면 북한 외교관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외무성이나 대외경제성에서 해외로 파견되는 ‘정통 외교관’, 다른 하나는 국방성 소속 무관과 핵무기 제조 등에 관여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정통 외교관’이다.
리 전 참사는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했다.
그는 “쿠바에서 월급은 500달러(약 67만원)였다. 아무리 절약해도 매달 나가는 최소 생활비만 1000달러(약 135만원). 리 전 참사는 쿠바산 시가를 밀수해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했다.
‘김정은을 직접 마주한 적 있냐’는 질문에 리 전 참사는 “2018년 쿠바 고위관이 평양에 왔을 때, 외교행사를 총괄했기 때문에 김정은으로부터 직접 질문받고 대답할 기회가 있었다”며 “김정은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행동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