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연말 다가온다
팬데믹 후폭풍··· 식비 치솟고, 난방비도 54% 급등
가구 40% 재정 어려운 상황, 교육 문제까지
팬데믹 후폭풍으로 인해 경제적, 정서적으로 혹독한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가격 급등, 반도체 부족, 물류대란 등 경제적 악재가 동시에 터지면서 식품과 자동차, 유가, 주거비 등이 일제히 치솟고 있다. 오는 겨울에 난방비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한인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13일 에너지 가격이 급등, 오는 겨울 난방요금은 지난해 보다 최대 54%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정의 난방비는 중서부 지역의 경우 49%, 평균적으로는 30% 비싸질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가계 재정을 더욱 압박한다. 센서국에 따르면, 국민 22%가 지난 1년 사이에 에너지 청구서를 지불하기 위해 의약품이나 식품 등 생필품 비용을 줄이거나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울프 내셔널에어지협회의 마크 울프 회장은 “집에 난방을 줄여 아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미 수많은 저소득 가구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사용량을 더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오는 겨울 난방비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낮게 유지되던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셧다운 이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생산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 천연가스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개월 사이 90% 상승했다. 난방유 도매 가격은 최근 1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다.
바이러스 공격은 백신을 맞으면 되지만, 이런 팬데믹 경제 충격은 더욱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주민들의 경제 체력은 건강한 상태가 아니다. 하버드대-존슨재단-NPR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40%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설문 응답자들은 신용카드 부채 증가, 은행 잔고 고갈, 공과금 납부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연소득 5만 달러 미만 구간에서는 가구의 60%가 최근 수개월간 심각한 재정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30%는 저축액을 모두 잃었다고 답했다.
어린자녀 양육과 청소년 교육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응답자의 69%는 자녀가 학업에 뒤처지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를 진행한 로버트 블렌튼 박사는 “주민들은 여전히 팬데믹의 악영향에 붙잡혀있다”며 “바다로 비유하면, 구명보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언제 육지에 도착할지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설문조사도 비슷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었는데, 자녀 양육비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다. 캐피털원인사이츠센터는 저소득 주민 46%가 매달 가계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 양육 때문에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주민은 저소득층의 경우 50%, 중간소득층도 30%나 된다고 전했다.
심재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