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같은 미국 서점의 반전… 반스앤드노블, 아마존에 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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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미국 서점의 반전… 반스앤드노블, 아마존에 일격

최고관리자 0 983 2023.02.13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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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 매장 전경. 올해 매장 30곳을 새로 열 계획이다. /반스앤드노블 © 제공: 조선일보 양지호 기자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한 유통 공룡 아마존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고점 대비 반 토막 난 사이, 1886년 문을 연 미국 대형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이 올해에만 새 점포 30개를 내기로 했다. 이 중 두 곳은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이 문 닫고 나간 자리에 들어섰다. 반스앤드노블은 2018년만 해도 인터넷 서점에 밀려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었다. 2019년 8월 반스앤드노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제임스 돈트(Daunt)가 반전(反轉)의 주역이다. 그의 말을 중심으로 비결을 분석했다. 


①”광고비 받은 책 밀어주기? 그건 코카인 복용”

그는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출판사에서 광고비를 받고 서점 매대에 책을 진열하는 마케팅 전략을 마약 복용에 빗댔다. 출판사는 판매 부수를 확보하고, 서점은 광고비를 챙기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한 마케팅이다. 그는 이 마케팅이 독자를 소외시키는 독(毒)이라고 봤다. 돈트는 반스앤드노블을 독립 서점처럼 탈바꿈했다. 마케팅비를 ‘태운’ 출판사 책이 아니라 서점이 고른(큐레이션한) 좋은 책을 독자에게 전면 배치했다. 은행원이었던 그가 1990년 영국 독립 서점 돈트북스를 연 이후, 2011년 영국 대형 서점 체인 워터스톤스 CEO로 취임하고 썼던 전략이다. 그는 지금도 워터스톤스 CEO를 겸직하고 있다.

②”서점은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는 우연한 발견의 공간” 

그는 2020년 강연에서 “서점이 ‘뜻밖의 행운(serendipity)’을 만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온라인에서는 얻지 못할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돈트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인공지능(AI), 자본(마케팅비)이 아닌 사람에게 권한을 줬다. 각 지점 점원에게 재량권을 주고 이들이 책을 마음껏 추천하게 했다. 반대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추천한 책을 전면 배치했던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은 결국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을 믿었던 반스앤드노블에서 독자들은 발견의 즐거움을 느꼈다는 방증이다. 돈트는 뉴욕타임스에 “무수한 시간을 고객 데이터 분석에 쏟았던 전임자들과는 달리 나는 고객 데이터 분석에 1초도 쓰지 않는다”고 했다.

③”좋은 서점은 흥하고, 나쁜 서점은 망한다”

그는 아마존과 전자책을 상대로 고전하는 것은 서점이 지루하고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반스앤드노블에 왔을 때 ‘지루한 공간 그 자체였다’고 했다. 그는 CEO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터진 코로나 유행을 기회로 삼았다. 어차피 고객이 오기 힘든 때이니 서점 구조 변경에 나섰다. 도서관처럼 빽빽했던 책꽂이는 줄였고 아늑함을 느끼도록 가구도 추가로 배치했다. 그는 “좋은 서점에 한번 찾아온 고객은 거듭 그 서점을 찾아온다”고 했다. ‘좋은’ 서점이 되면 온라인 유통 공룡과의 혈투에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은 동화 같지만, 반스앤드노블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마케팅 도서부터 접하게 되는 한국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은 존망의 갈림길에 있던 반스앤드노블과 닮았다. 한 출판사 대표는 “한국 대형 서점도 ‘좋은’ 서점이 되려고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최근 “2011년 워터스톤스, 2019년 반스앤드노블을 인수한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수년 내에 수익성이 개선된 두 서점 체인을 팔아 차익 실현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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