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미국 주차난… 남아돌아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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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미국 주차난… 남아돌아서 문제

최고관리자 0 1153 2023.04.03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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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국민일보

미국 주정부들이 건물의 주차공간 비율 의무화 법안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신 주차장의 용도를 주거 또는 생활 공간으로 재설계하겠다는 것이다. 건물마다 주차 공간이 과도해 남아도는 반면, 주택과 생활 공간은 부족한 현상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주차할 곳이 아니라 살 곳을 찾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캘리포니아주정부는 지난해 주 전역에서 최소 주차 요건을 폐지했고,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도 수십 년간 유지해오던 주차장 설치 의무 규정이 삭제됐다. 비교적 작은 도시인 오클라호마주 노먼, 오리건주 벤드도 최소 주차 요건을 폐지했다.

미국의 전체 주차 공간은 7억~20억개로 추정된다. 이는 등록된 차량 대수당 2.5대에서 7대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주차 공간이 차량 수와 비교해 과도하게 많다는 뜻이다.

조지아공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를 보면 미 서부지역의 주차장 면적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면적 14%에 달한다. 차는 많은데 주차 공간이 부족해 주차난이 심각한 선진국의 사정과는 정반대 상황인 셈이다.

LA는 모든 유형의 토지에 주차 요건을 상세히 설정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예컨대 교회는 좌석 5석당 한 개의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병원은 한 침상 당 두 개의 주차 공간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건설된 LA의 전체 주차 공간 규모는 200평방마일(약 518㎢)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차장 공실 문제가 크게 악화하면서 주차 공간 의무화 법안을 철폐하라는 요구는 더 거세지고 있다. 미 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미국인의 평균 주행 거리는 코로나19 발발 직전 해인 2019년보다 4% 감소했다.

뉴욕주 버팔로가 도시 구조를 성공적으로 재설계한 모범 사례로 지목된다. 버팔로는 대도시 중에서는 2017년 최소 주차 요건을 철폐하며 주목을 받았다. WSJ는 “버팔로의 주차 요건 철폐는 수십 년간 이어졌던 인구 감소를 막고 개발 투자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10년에 한 번씩 실시되는 지역 인구조사에서 버팔로 인구는 1950년 이후 처음으로 2020년 인구 증가세를 보였다.

코넬대 건축학 교수인 사라 브로닌은 “주차 요건을 없애면 지역사회 전체의 질과 지속 가능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지방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라고 WSJ에 말했다.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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