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글을 못 읽네” 학부모 비상 걸렸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재단 도서관의 ‘무료 책 나눔’ 코너를 찾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책을 살펴보고 있다. /윤주헌 기자© 제공: 조선일보
“한 권씩만 가져가 주세요.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거든요.” 토요일인 지난달 29일 정오(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브라이언트공원 부근에 있는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재단 도서관’ 지하 1층에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모들이 북적였다.
뉴욕시 도서관과 뉴욕 라이프 재단이 전날부터 이틀 동안 새 책 약 1만5000권을 아이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행사를 하면서 도서관엔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이날 맨해튼 외에도 브롱스·브루클린·스태튼아일랜드·퀸스 등 뉴욕시 도서관 곳곳에서 책을 나눠줬다. 행사 소식이 지역 언론을 통해 미리 퍼지면서 제대로 책 구경을 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아이 캔 리드(I can read)’ ‘워드 트래블러(Word Travelers)’ ‘유니콘 다이어리(Unicorn Diaries)’ 등 인기 서적들을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뉴욕시가 여름방학을 맞아 책을 무료로 뿌린 것은 아이들의 ‘읽기 능력’이 지난 몇 년 사이 급격히 저하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일 “뉴욕주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읽기 능력을 가르치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뉴욕주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50주 가운데 공동 32위에 그쳤다. 읽기 능력 저하 문제가 심각해지자 학부모들은 지역 교육 당국을 만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뉴욕시가 무료 책 나눔에 나선 배경이다.
미국의 다른 주들도 아이들의 읽기 능력 저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학생들이 학교에 제대로 가지 못했고, 학습 공백이 장기화한 후폭풍이 몰려온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도 아이들의 문해력 저하에 한몫했다. 2019년 미국의학협회 소아과학회지에 실린 미 신시내티아동병원 의료센터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오래 사용한 아이일수록 문해력 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빈곤율이 높은 지역 학교에 ‘독서 전담’ 교사들을 배치해 읽기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저소득층 아이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