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1982년 이후 가장 추운 여름...70도 넘은 날 단 이틀뿐

샌프란시스코, 1982년 이후 가장 추운 여름...70도 넘은 날 단 이틀뿐

산호세조아 0 136

한여름임에도 긴팔과 머플러를 착용한 관광객들이 샌프란시스코 피셔맨스워프를 거닐고 있다. 이례적인 ‘여름 추위’가 지속되며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 중이다.”

지구 곳곳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미국 서부 해안 일부 지역은 이례적으로 '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의 여름을 기록 중이다.

국립기상청(NWS)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부에 따르면, 이 지역은 6월부터 7월 말까지 일일 최고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는 여름철(6월 1일~7월 25일) 동안 70도(화씨, 약 21도 섭씨)를 넘긴 날이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이는 예년 같은 기간 평균 14일 이상 70도를 웃돌았던 것과는 큰 차이다.

이같은 한여름의 저온 현상은 해양성 기후를 조성하는 **해무(marine layer)**가 두텁게 형성되면서 생긴 것으로, 구름과 안개가 햇빛을 차단해 기온을 낮추고 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일주일 동안 4일에 걸쳐 이례적인 여름철 강우를 기록하기도 했다. 양은 많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7월이 가장 건조한 시기인 점을 고려하면 평년 대비 6배에 달하는 강우량이라는 평가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7월 평균 기온은 60도(약 15.5도 섭씨), 한인 거주 비중이 높은 새너제이는 **67.5도(약 19.7도 섭씨)**로, 각각 43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여름 기온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또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평균치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오클랜드의 경우 이달 들어 75도(약 23.8도 섭씨)를 넘긴 날은 단 하루에 불과했으며, 이는 지난 2월보다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 ‘겨울보다 추운 여름’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기상학자 매트 멜레는 “고온 건조한 날씨를 유발하는 고기압이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서쪽에 자리잡고 있어, 북서부 태평양과 캘리포니아 상공에 저기압이 고정적으로 머물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속적으로 구름이 유입되고 기온이 오르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날씨는 당분간 큰 변화 없이 8월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한 ‘한여름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현지에서 점퍼, 머플러, 긴팔 옷 등을 구매하느라 추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LA) 지역도 지난해보다 훨씬 온화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6월 중순 잠시 86도(약 30도 섭씨)를 넘는 더위가 있었지만 이후로는 뚜렷한 폭염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내륙 지역도 작년 같은 시기 100도를 넘는 날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86도를 넘은 날이 손에 꼽힐 정도다.

다만 기상 전문가들은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8월 이후 다시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에도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미국 북동부 지역은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 일부 지역은 전날 최고 기온이 86도를 기록했으며, 체감온도는 100도(섭씨 약 37.7도)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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