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대교 폭발 직후 우크라이나가 '타이타닉' 우표 공개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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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 폭발 직후 우크라이나가 '타이타닉' 우표 공개한 까닭

최고관리자 0 957 2022.10.1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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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 폭발 직후 우크라이나가 '타이타닉' 우표 공개한 까닭

"그날이 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우정본부가 8일 크림대교 폭발 사고를 겨냥해 공개한 기념우표. 우정본부는 "크림대교, 정확하게는 크림대교였던 것의 기념우표를 발행하겠다"고 예고하며 해당 우표 그림을 공개했다. Укрпошта 트위터 캡처

 

8일 저녁 우크라이나 우정사업본부(Укрпошта)가 운영하는 트위터에 의미심장한 문구와 함께 한 장의 우표 그림이 올라왔다.

하늘을 뒤덮은 시커먼 연기, 앙상하게 휘어진 철근 골조,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다리 끝에 남녀 한 쌍이 위태롭게 서 있다. 양팔을 좌우로 쫙 편 여성, 그를 뒤에서 감싸 안은 남성의 모습은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두 사람의 포즈 자체는 낭만적일지 몰라도, 그들이 서 있는 모습은 위험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8일 새벽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케르치해협 대교(크림대교)'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직후 이 우표를 공개했다. 우정본부는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며 기다렸다는 듯 우표 도안을 발 빠르게 공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을 비판하고 교량 폭발을 조롱하기 위한 행보다.

러시아에게 크림대교는 크림반도 영유권을 상징하는 자존심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폭발 사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치적, 군사적으로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란 게 대체적 평가다.

그런데 하필 왜 타이타닉이었을까. 우크라이나 우정본부는 공식 홈페이지에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전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느라 크림대교의 상징성을 놓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알리고자, 유명 영화의 한 장면을 그림에 사용했다. (중략) 세계 최대 증기선이자 초호화 유람선은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는 신화를 퍼트렸다. 러시아 역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영원히 연결짓겠다는 믿음으로 크림대교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크림대교는 러시아의 불법 점유를 강화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우정본부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몰락을 타이타닉호의 침몰에 빗대 조롱하려 한 것이다.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던 타이타닉호는 1912년 빙산과 충돌해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최초이자 최후의 항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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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거리에 전시된 크림대교 폭발 사고 그림 앞에서 8일(현지시간) 한 커플이 셀카를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타이타닉 이외에도 우표에는 러시아를 비판하는 '깨알' 상징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바다로 떨어지는 '러시아제' 자동차와 세탁기 등 각종 물건들 사이에 적혀 있는 'Z'라는 표식이 눈길을 끈다. 'Z'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많이 쓰는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힐 때 통용돼 왔다고 한다.

'Z'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승리를 위해'라는 뜻의 러시아어 '자 파비에데(Za pobedy)'의 첫 글자를 따왔다는 설과, 러시아 '서쪽(자파드·Zapad)'에 있는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는 방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등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념우표에 대한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우크라이나 누리꾼들은 사전 구매를 문의하거나, 우표 속에 숨겨진 '반(反)러시아' 의미들을 찾아내며 러시아 규탄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우정본부에 따르면, 이번 기념우표는 11월 초부터 총 700만 장이 발행될 예정이며, 가격은 장당 0.48달러다. 우정본부는 지난 4월에도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함의 격침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한 적이 있다.



<네이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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