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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저도 못받은 황금종려상, 주기 싫었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산호세조아 0 11 8시간전

韓 최초 칸영화제 심사위원장…크리스티안 문주 '피오르드'에 황금종려상 수여

"수상작 결정에 의견 차 없어"…데미 무어 "전보다 더 좋은 사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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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사실 황금종려상은 누구에게도 시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상이기 때문이죠"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23일(현지시간) 폐막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센스있는 농담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그는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줘야 하기 때문에, 주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좋은 영화가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봉한 자신의 영화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의 제목을 재치 있게 활용한 답변에 옆자리에 앉아 있던 심사위원 클로이 자오 감독은 "노 아더 초이스!"(no other choice!)라며 알아챘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배우 데미 무어와 스텔란 스카스가드·이삭 드 방콜레·루스 네가, 감독 클로이 자오·라우라 완델·디에고 세스페데스, 시나리오 작가 폴 래버티 등 심사위원 전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미지 확대제79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과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제79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과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올해 황금종려상은 루마니아 출신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에 돌아갔다.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은 2007년 영화 '4개월, 2주, 그리고 2일'에 이어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심사위원대상은 '미노타우로스'(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가 받았고, 감독상은 '라 볼라 네그라'(하비에르 암브로시·하비에르 칼보)와 '파더랜드'(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가 공동 수상했다.

박 감독은 감독상 주인공을 한 명으로 줄이지 못한 데 대해 "하나 마나 한 소리지만 너무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두 편이 다 뛰어났고 어느 것 하나를 버릴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녀 배우상의 경우 하나의 작품에서 연기한 두 명의 배우가 동반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카워드'의 에마뉘엘 마키아와 발렌틴 캉파뉴가, 여우주연상은 '올 오브 어 서든'의 비르지니 에피라와 오카모토 다오가 나란히 받았다.

박 감독은 "두 편의 영화를 보셨다면 저희의 결정을 수긍하실 수밖에 없으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수상작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늘 그렇듯이 (영화제) 중간중간에 자주 미팅을 가졌다"며 "한 서너 편이 쌓일 때마다 미팅을 갖고, 그 영화들에 관해 토론했다. 정식 미팅이 아니더라도 (심사위원) 두 명 이상만 모이면, 만나기만 하면 (영화) 얘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모든 경쟁부문 초청작이 상영된 뒤인 이날 오전에는 휴대전화를 반납한 채 본격 토론에 돌입했다.

박 위원장은 "마지막 결정이 그렇게 늦게까지 계속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전화기를 빨리 돌려받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다시 한번 웃음을 안기면서 "우리 의견이 다행히도 그다지 큰 차이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칸영화제는 심사위원들 간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해 때로 격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위원장이 심사를 이끈 올해는 심사위원단 분위기가 시종일관 유쾌했다.

배우 데미 무어는 "매일 아름다운 영화들에 흠뻑 빠지고, 다른 심사위원들과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며 "제가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떠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제 경우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유쾌하게 받아친 뒤 "다른 위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웠고, 우리는 좋은 앙상블이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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